형사소송 상소장 제출 후 적법 여부의 판단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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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소송 - 판시사항】
상소장 제출에 관하여 재소자에 대한 특칙을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이 상소이유서 제출에 관하여도 준용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형사소송 - 판결요지】
다수의견 원래 형사소송법이 재소자에 대한 특칙을 두어 상소장 법원 도달주의의 예외를 인정한 취지는, 재소자로서 교도소나 구치소에 구금되어 행동의 자유가 박탈되어 있는 자가 상소심 재판을 받기 위한 상소장 제출을 위하여 할 수 있는 행위는 구금당하고 있는 교도소 등의 책임자나 그 직무대리자에게 상소장을 제출하여 그들로 하여금 직무상 해당 법원에 전달케 하는 것이 통상적인 방법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재소자에게 상소 제기에 관한 편의를 제공하자는 데 있다. 그런데 피고인으로서는 적법한 상소이유서 제출에 의하여 비로소 자신이 주장하는 상소이유에 대하여 심판 받을 수 있으므로 상소이유서는 상소장과 함께 상소심 심판을 받기 위하여 반드시 제출이 요구되는 것이고, 그 기간의 장단(장단)에 차이가 있을 뿐 상소이유서 제출의 방법에 있어서는 상소장과 그 사정이 전혀 다를 바 없다. 한편, 제출기간 내에 교도소장 등에게 상소이유서를 제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기간 도과 후에 법원에 전달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상소가 기각된다면 이는 실체적 진실발견을 위하여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자에게조차 상소심의 심판을 받을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실체적 진실발견을 통하여 형벌권을 행사한다는 형사소송의 이념을 훼손하며 인권유린의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 것이다. 형사소송법이 자기 또는 대리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하여 상소의 제기기간 내에 상소를 하지 못한 자에게 상소권회복의 청구를 인정하며( 형사소송법 제345조), 그 상소권회복청구의 제기기간에 대하여 재소자에 대한 특칙 규정을 준용하는 것도 피고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상소권이 박탈되어서는 안 된다는 형사소송의 이념을 표현한 것이라 볼 것이다. 그렇다면, 형사소송법 제355조에서 재소자에 대한 특칙 규정이 준용되는 경우 중에 상소이유서 제출의 경우를 빠뜨리고 있다고 하더라도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제344조 제1항의 재소자에 대한 특칙 규정의 취지와 그 준용을 규정한 제355조의 법리에 비추어 상소이유서 제출에 관하여도 위 재소자에 대한 특칙 규정이 준용되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반대의견 형사소송절차에 있어 법원에 제출하는 서류는 법원에 도달하여야 제출의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 기본원칙이므로 문서의 제출에 관하여 형사소송법이 정한 각종 법정기간의 준수 여부를 가림에 있어서도 당연히 당해 문서가 법원에 도달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야 하는 것이고, 다만 형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이 예외적으로 재소자인 피고인이 상소장을 제출하는 경우에 대하여 특칙을 두는 한편, 이 특칙 규정을 같은 법 제355조가 상소권회복의 청구와 상소의 취하, 포기의 경우에, 같은 법 제430조가 재심의 청구와 그 취하의 경우에, 같은 법 제490조 제2항이 소송비용 집행면제의 신청과 그 취하 등의 경우에 각 준용하고 있을 뿐이므로, 그 준용 규정이 없는 상소이유서는 원칙에 따라 상소법원에 도달하여야 제출의 효과가 발생하는 것은 명문의 해석상 의문의 여지가 없다. 나아가 상소이유서 제출의 경우에도 위 특칙 규정을 준용할 필요가 있고 그것이 형사소송법의 이념에 부합한다 하여, 그런 이유로 위 특칙 규정이 상소이유서 제출의 경우까지 준용되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이는 결국 형사소송법 제355조의 법문에 ‘상소이유서의 제출’이라는 내용을 추가하거나 상소이유서 제출에 관하여 위 특칙 규정을 준용하는 규정을 하나 신설하는 것으로 법률을 개정함에 다름없으니, 이러한 해석은 법률 해석이라기보다는 입법행위에 해당하는 것임이 분명하다. 따라서 가사 현행 법률의 내용에 다수의견이 지적하는 바와 같은 입법 불비 또는 허점이 있다손 치더라도 이를 시정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국회의 몫이지 법원이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없고, 대신 하여서도 아니 되는 것이 우리의 헌법 질서라 할 것이다.
【형사소송 - 참조조문】
형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 제355조, 제430조, 제490조 제2항
【형사소송 - 원심판결】 수원지법 2005. 11. 30. 선고 2005노4006 판결
【형사소송 -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100일을 본형에 산입한다.
【형사소송 - 이 유】
1. 형사소송 - 이 사건 상고이유서 제출의 적법 여부에 대하여 직권으로 판단한다.
기록에 의하면, 수원구치소에 미결수용 중이던 피고인은 2005. 12. 28. 대법원의 소송기록접수통지서를 송달받은 뒤 그 상고이유서를 2006. 1. 16. 수원구치소 교도관에게 제출하였으나, 우편으로 발송된 위 상고이유서는 적법한 상고이유서 제출기간 만료일인 같은 달 17.이 지난 후인 같은 달 20. 15:00경 대법원에 도착한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형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은 “교도소 또는 구치소에 있는 피고인이 상소의 제기기간 내에 상소장을 교도소장 또는 구치소장 또는 그 직무를 대리하는 자에게 제출한 때에는 상소의 제기기간 내에 상소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소위 재소자에 대한 특칙을 두고 이를 상소권회복청구의 제기기간에 대하여 준용토록 하고 있으나( 형사소송법 제355조), 상소이유서 제출에 대하여는 위 특칙을 준용한다는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원래 형사소송법이 재소자에 대한 특칙을 두어 상소장 법원 도달주의의 예외를 인정한 취지는, 재소자로서 교도소나 구치소에 구금되어 행동의 자유가 박탈되어 있는 자가 상소심 재판을 받기 위한 상소장 제출을 위하여 할 수 있는 행위는 구금당하고 있는 교도소 등의 책임자나 그 직무대리자에게 상소장을 제출하여 그들로 하여금 직무상 해당 법원에 전달케 하는 것이 통상적인 방법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재소자에게 상소 제기에 관한 편의를 제공하자는 데 있다. 그런데 피고인으로서는 적법한 상소이유서 제출에 의하여 비로소 자신이 주장하는 상고이유에 대하여 심판 받을 수 있으므로 상소이유서는 상소장과 함께 상소심 심판을 받기 위하여 반드시 제출이 요구되는 것이고, 그 기간의 장단(장단)에 차이가 있을 뿐 상소이유서 제출의 방법에 있어서는 상소장과 그 사정이 전혀 다를 바 없다.
한편, 제출기간 내에 교도소장 등에게 상소이유서를 제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기간 도과 후에 법원에 전달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상소가 기각된다면 이는 실체적 진실발견을 위하여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자에게조차 상소심의 심판을 받을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실체적 진실발견을 통하여 형벌권을 행사한다는 형사소송의 이념을 훼손하며 인권유린의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 것이다. 형사소송법이 자기 또는 대리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하여 상소의 제기기간 내에 상소를 하지 못한 자에게 상소권회복의 청구를 인정하며( 형사소송법 제345조), 그 상소권회복청구의 제기기간에 대하여 재소자에 대한 특칙 규정을 준용하는 것도 피고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상소권이 박탈되어서는 안된다는 형사소송의 이념을 표현한 것이라 볼 것이다.
그렇다면 형사소송법 제355조에서 재소자에 대한 특칙 규정이 준용되는 경우 중에 상소이유서 제출의 경우를 빠뜨리고 있다고 하더라도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제344조 제1항의 재소자에 대한 특칙 규정의 취지와 그 준용을 규정한 제355조의 법리에 비추어 상소이유서 제출에 관하여도 위 재소자에 대한 특칙 규정이 준용되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 대법원 1959. 7. 20. 선고 4292형상261 판결 참조).
이와 달리, 상소이유서 제출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의 재소자에 대한 특칙 규정이 준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대법원 1963. 5. 2.자 63로5 결정, 대법원 1963. 6. 13. 선고 63도121 판결, 대법원 1964. 5. 21. 선고 64도87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1967. 5. 20.자 67모24 결정, 대법원 1969. 11. 26.자 69모84 결정, 대법원 1984. 10. 11.자 84모57 결정, 대법원 2000. 6. 20.자 2000모69 결정 등은 이를 모두 폐기하기로 한다.
앞서 본 법리와 사실 관계에 의하면, 피고인이 상고이유서 제출기간 내에 미결수용 중이던 수원구치소의 교도관에게 제출한 이 사건 상고이유서는 기간 내에 제출된 적법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2. 형사소송 -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에 대하여 판단한다.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의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 공소외인으로부터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방법으로 총 13회에 걸쳐 차용금 등 명목으로 합계 55,530,000원을 교부받아 편취한 사실이 인정되고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없다.
3. 형사소송 - 그러므로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일부를 본형에 산입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하는바, 이 판결에는 대법관 이규홍, 대법관 고현철, 대법관 양승태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대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4. 형사소송 - 대법관 이규홍, 대법관 고현철, 대법관 양승태의 반대의견은 다음과 같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권력분립의 원칙은 우리 헌법이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하여 채택하고 있는 최고 지도 원리의 하나로서, 만일 헌법이 정하고 있는 권력 배분 원칙의 한계가 지켜지지 않는다면 헌정질서가 혼란에 빠져 헌법이 추구하는 종국적 이념이 훼손될 위험이 있다.
헌법에 의하면 입법권, 즉 법률 제정권은 국회에 속하는 것이고( 헌법 제40조), 법원은 국회가 제정한 법률을 해석, 적용하는 사법권을 부여받고 있으며( 헌법 제101조),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양심에 따라 심판하여야 한다( 헌법 제103조)고 되어 있다. 법관은 심판 대상이 되는 사건에 적용할 법률이 없는 경우에는 유사한 경우에 적용될 다른 법조를 유추하거나 관습법, 조리 등의 법원(법원)을 찾아내어 적절한 법리에 의하여 심판할 의무가 있고, 법률 해석에 있어서도 합리적인 해석에 의해 내용의 모호함이나 모순이 제거되는 것이므로, 재판 과정에서 법원이 부분적이나마 법 창조적 기능을 수행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심판을 함에 있어 적용할 법률 조항의 의미와 내용이 명확하여 해석상 의문의 여지가 없는 경우에 그 내용 중 허점 또는 불합리한 점이 있다는 이유로 명문과 달리 해석함으로써 결국, 법 조항에 일부 내용을 추가·제거 또는 변경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가져 오거나, 적용할 법률이 엄연히 있는데도 다른 법조를 적용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이유로 그 다른 법조를 적용하는 등의 행위는 명백히 입법 작용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헌법이 부여한 사법권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므로 권력분립이라는 최고의 헌법적 지도 원리에 위배되어 허용되지 않는 것이라 할 것이다.
이 사건을 돌이켜 보면, 형사소송절차에 있어 법원에 제출하는 서류는 법원에 도달하여야 제출의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 기본원칙이므로 문서의 제출에 관하여 형사소송법이 정한 각종 법정기간의 준수 여부를 가림에 있어서도 당연히 당해 문서가 법원에 도달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야 하는 것이고, 다만 형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이 예외적으로 재소자인 피고인이 상소장을 제출하는 경우에 대하여 특칙을 두는 한편, 이 특칙 규정을 같은 법 제355조가 상소권회복의 청구와 상소의 취하, 포기의 경우에, 같은 법 제430조가 재심의 청구와 그 취하의 경우에, 같은 법 제490조 제2항이 소송비용 집행면제의 신청과 그 취하 등의 경우에 각 준용하고 있을 뿐이므로, 그 준용 규정이 없는 상소이유서는 원칙에 따라 상소법원에 도달하여야 제출의 효과가 발생하는 것은 명문의 해석상 의문의 여지가 없다.
다수의견은, 형사소송법 제355조가 상소이유서 제출의 경우를 같은 법 제344조 제1항의 특칙 규정 준용 대상에서 빠뜨리고 있다 하더라도 재소자에 대한 편의 제공의 필요성과 형사소송법의 이념에 비추어 상소이유서 제출에 관하여도 마찬가지로 위 특칙 규정이 준용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그러한 사유는 법정기간 준수가 요구되는 다른 경우에도 공통적인 사정인 것이지 상소이유서 제출의 경우에만 특별히 더 요구되는 사유라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소송절차의 명확성이라는 요청에서 볼 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정기간의 준수 여부는 일률적인 기준에 의하여 판단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 점, 상소장 제출기간은 비교적 단기간( 형사소송법 제358조, 제374조, 제405조 등)인 반면 상소이유서 제출기간은 그보다 훨씬 장기이어서( 형사소송법 제361조의3 제1항, 제379조 등) 긴급성 등의 측면에서 재소자에 대한 편의를 도모하여야 할 필요성이 같지 아니한 점, 형사소송법은 같은 법 제344조 제1항의 특칙 규정을 같은 법 제355조, 제430조, 제490조 제2항 등 필요한 곳마다 개별적인 규정을 두어 이를 준용하고 있으면서도 상소이유서 제출에 관하여는 아무 준용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점, 대법원은 1963년 이래 판례를 통해 상고이유서 제출에 관하여는 재소자에 대한 특칙 규정이 준용되지 않음을 거듭 천명하여 왔고 그 간 여러 차례 형사소송법의 개정 작업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에 관한 개정은 거론된 바 없는 점 등을 감안하면, 입법자는 상소이유서 제출의 경우는 상소장 제출의 경우와 중요도, 긴급성 등 여러 측면에서 사정이 동일하지 않음을 전제로 의도적으로 이를 위 특칙 규정의 준용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지 다수의견의 견해처럼 이를 ‘빠뜨린’ 것이 아니라고 볼 근거가 충분하다.
나아가 상소이유서 제출의 경우에도 위 특칙 규정을 준용할 필요가 있고 그것이 형사소송법의 이념에 부합한다 하여, 그런 이유로 위 특칙 규정이 상소이유서 제출의 경우까지 준용되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이는 결국 형사소송법 제355조의 법문에 ‘상소이유서의 제출’이라는 내용을 추가하거나 상소이유서 제출에 관하여 위 특칙 규정을 준용하는 규정을 하나 신설하는 것으로 법률을 개정함에 다름없으니, 이러한 해석은 법률 해석이라기보다는 입법행위에 해당하는 것임이 분명하다. 따라서 가사 현행 법률의 내용에 다수의견이 지적하는 바와 같은 입법 불비 또는 허점이 있다손 치더라도 이를 시정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국회의 몫이지 법원이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없고, 대신 하여서도 아니 되는 것이 우리의 헌법 질서라 할 것이다. 이 사건에 있어 다수의견의 취지에 공감할 바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 하여도, 이 문제는 법률 해석의 원칙 및 권력분립이라는 우리 헌법의 기본 이념과도 연결되는 원칙의 문제로서, 작은 사건 하나에서 원칙의 일각이 무너짐으로써 장차 커다란 혼란의 단초를 제공할 위험을 간과할 수 없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종전 판례를 유지하여, 피고인이 상고이유서 제출기간 내에 교도소장에게 상고이유서를 제출한 것만으로는 적법한 기간 내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형사소송법 제380조에 의해 결정으로 이 사건 상고를 기각함이 올바른 조치라고 보아, 다수의견에 반대하는 바이다.
대법원장 이용훈(재판장) 대법관 강신욱 이규홍 이강국 손지열 박재윤 고현철 김용담(주심) 김영란 양승태 김황식 박시환 김지형
상소장 제출에 관하여 재소자에 대한 특칙을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이 상소이유서 제출에 관하여도 준용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형사소송 - 판결요지】
다수의견 원래 형사소송법이 재소자에 대한 특칙을 두어 상소장 법원 도달주의의 예외를 인정한 취지는, 재소자로서 교도소나 구치소에 구금되어 행동의 자유가 박탈되어 있는 자가 상소심 재판을 받기 위한 상소장 제출을 위하여 할 수 있는 행위는 구금당하고 있는 교도소 등의 책임자나 그 직무대리자에게 상소장을 제출하여 그들로 하여금 직무상 해당 법원에 전달케 하는 것이 통상적인 방법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재소자에게 상소 제기에 관한 편의를 제공하자는 데 있다. 그런데 피고인으로서는 적법한 상소이유서 제출에 의하여 비로소 자신이 주장하는 상소이유에 대하여 심판 받을 수 있으므로 상소이유서는 상소장과 함께 상소심 심판을 받기 위하여 반드시 제출이 요구되는 것이고, 그 기간의 장단(장단)에 차이가 있을 뿐 상소이유서 제출의 방법에 있어서는 상소장과 그 사정이 전혀 다를 바 없다. 한편, 제출기간 내에 교도소장 등에게 상소이유서를 제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기간 도과 후에 법원에 전달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상소가 기각된다면 이는 실체적 진실발견을 위하여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자에게조차 상소심의 심판을 받을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실체적 진실발견을 통하여 형벌권을 행사한다는 형사소송의 이념을 훼손하며 인권유린의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 것이다. 형사소송법이 자기 또는 대리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하여 상소의 제기기간 내에 상소를 하지 못한 자에게 상소권회복의 청구를 인정하며( 형사소송법 제345조), 그 상소권회복청구의 제기기간에 대하여 재소자에 대한 특칙 규정을 준용하는 것도 피고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상소권이 박탈되어서는 안 된다는 형사소송의 이념을 표현한 것이라 볼 것이다. 그렇다면, 형사소송법 제355조에서 재소자에 대한 특칙 규정이 준용되는 경우 중에 상소이유서 제출의 경우를 빠뜨리고 있다고 하더라도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제344조 제1항의 재소자에 대한 특칙 규정의 취지와 그 준용을 규정한 제355조의 법리에 비추어 상소이유서 제출에 관하여도 위 재소자에 대한 특칙 규정이 준용되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반대의견 형사소송절차에 있어 법원에 제출하는 서류는 법원에 도달하여야 제출의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 기본원칙이므로 문서의 제출에 관하여 형사소송법이 정한 각종 법정기간의 준수 여부를 가림에 있어서도 당연히 당해 문서가 법원에 도달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야 하는 것이고, 다만 형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이 예외적으로 재소자인 피고인이 상소장을 제출하는 경우에 대하여 특칙을 두는 한편, 이 특칙 규정을 같은 법 제355조가 상소권회복의 청구와 상소의 취하, 포기의 경우에, 같은 법 제430조가 재심의 청구와 그 취하의 경우에, 같은 법 제490조 제2항이 소송비용 집행면제의 신청과 그 취하 등의 경우에 각 준용하고 있을 뿐이므로, 그 준용 규정이 없는 상소이유서는 원칙에 따라 상소법원에 도달하여야 제출의 효과가 발생하는 것은 명문의 해석상 의문의 여지가 없다. 나아가 상소이유서 제출의 경우에도 위 특칙 규정을 준용할 필요가 있고 그것이 형사소송법의 이념에 부합한다 하여, 그런 이유로 위 특칙 규정이 상소이유서 제출의 경우까지 준용되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이는 결국 형사소송법 제355조의 법문에 ‘상소이유서의 제출’이라는 내용을 추가하거나 상소이유서 제출에 관하여 위 특칙 규정을 준용하는 규정을 하나 신설하는 것으로 법률을 개정함에 다름없으니, 이러한 해석은 법률 해석이라기보다는 입법행위에 해당하는 것임이 분명하다. 따라서 가사 현행 법률의 내용에 다수의견이 지적하는 바와 같은 입법 불비 또는 허점이 있다손 치더라도 이를 시정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국회의 몫이지 법원이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없고, 대신 하여서도 아니 되는 것이 우리의 헌법 질서라 할 것이다.
【형사소송 - 참조조문】
형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 제355조, 제430조, 제490조 제2항
【형사소송 - 원심판결】 수원지법 2005. 11. 30. 선고 2005노4006 판결
【형사소송 -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100일을 본형에 산입한다.
【형사소송 - 이 유】
1. 형사소송 - 이 사건 상고이유서 제출의 적법 여부에 대하여 직권으로 판단한다.
기록에 의하면, 수원구치소에 미결수용 중이던 피고인은 2005. 12. 28. 대법원의 소송기록접수통지서를 송달받은 뒤 그 상고이유서를 2006. 1. 16. 수원구치소 교도관에게 제출하였으나, 우편으로 발송된 위 상고이유서는 적법한 상고이유서 제출기간 만료일인 같은 달 17.이 지난 후인 같은 달 20. 15:00경 대법원에 도착한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형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은 “교도소 또는 구치소에 있는 피고인이 상소의 제기기간 내에 상소장을 교도소장 또는 구치소장 또는 그 직무를 대리하는 자에게 제출한 때에는 상소의 제기기간 내에 상소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소위 재소자에 대한 특칙을 두고 이를 상소권회복청구의 제기기간에 대하여 준용토록 하고 있으나( 형사소송법 제355조), 상소이유서 제출에 대하여는 위 특칙을 준용한다는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원래 형사소송법이 재소자에 대한 특칙을 두어 상소장 법원 도달주의의 예외를 인정한 취지는, 재소자로서 교도소나 구치소에 구금되어 행동의 자유가 박탈되어 있는 자가 상소심 재판을 받기 위한 상소장 제출을 위하여 할 수 있는 행위는 구금당하고 있는 교도소 등의 책임자나 그 직무대리자에게 상소장을 제출하여 그들로 하여금 직무상 해당 법원에 전달케 하는 것이 통상적인 방법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재소자에게 상소 제기에 관한 편의를 제공하자는 데 있다. 그런데 피고인으로서는 적법한 상소이유서 제출에 의하여 비로소 자신이 주장하는 상고이유에 대하여 심판 받을 수 있으므로 상소이유서는 상소장과 함께 상소심 심판을 받기 위하여 반드시 제출이 요구되는 것이고, 그 기간의 장단(장단)에 차이가 있을 뿐 상소이유서 제출의 방법에 있어서는 상소장과 그 사정이 전혀 다를 바 없다.
한편, 제출기간 내에 교도소장 등에게 상소이유서를 제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기간 도과 후에 법원에 전달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상소가 기각된다면 이는 실체적 진실발견을 위하여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자에게조차 상소심의 심판을 받을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실체적 진실발견을 통하여 형벌권을 행사한다는 형사소송의 이념을 훼손하며 인권유린의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 것이다. 형사소송법이 자기 또는 대리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하여 상소의 제기기간 내에 상소를 하지 못한 자에게 상소권회복의 청구를 인정하며( 형사소송법 제345조), 그 상소권회복청구의 제기기간에 대하여 재소자에 대한 특칙 규정을 준용하는 것도 피고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상소권이 박탈되어서는 안된다는 형사소송의 이념을 표현한 것이라 볼 것이다.
그렇다면 형사소송법 제355조에서 재소자에 대한 특칙 규정이 준용되는 경우 중에 상소이유서 제출의 경우를 빠뜨리고 있다고 하더라도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제344조 제1항의 재소자에 대한 특칙 규정의 취지와 그 준용을 규정한 제355조의 법리에 비추어 상소이유서 제출에 관하여도 위 재소자에 대한 특칙 규정이 준용되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 대법원 1959. 7. 20. 선고 4292형상261 판결 참조).
이와 달리, 상소이유서 제출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의 재소자에 대한 특칙 규정이 준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대법원 1963. 5. 2.자 63로5 결정, 대법원 1963. 6. 13. 선고 63도121 판결, 대법원 1964. 5. 21. 선고 64도87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1967. 5. 20.자 67모24 결정, 대법원 1969. 11. 26.자 69모84 결정, 대법원 1984. 10. 11.자 84모57 결정, 대법원 2000. 6. 20.자 2000모69 결정 등은 이를 모두 폐기하기로 한다.
앞서 본 법리와 사실 관계에 의하면, 피고인이 상고이유서 제출기간 내에 미결수용 중이던 수원구치소의 교도관에게 제출한 이 사건 상고이유서는 기간 내에 제출된 적법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2. 형사소송 -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에 대하여 판단한다.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의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 공소외인으로부터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방법으로 총 13회에 걸쳐 차용금 등 명목으로 합계 55,530,000원을 교부받아 편취한 사실이 인정되고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없다.
3. 형사소송 - 그러므로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일부를 본형에 산입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하는바, 이 판결에는 대법관 이규홍, 대법관 고현철, 대법관 양승태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대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4. 형사소송 - 대법관 이규홍, 대법관 고현철, 대법관 양승태의 반대의견은 다음과 같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권력분립의 원칙은 우리 헌법이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하여 채택하고 있는 최고 지도 원리의 하나로서, 만일 헌법이 정하고 있는 권력 배분 원칙의 한계가 지켜지지 않는다면 헌정질서가 혼란에 빠져 헌법이 추구하는 종국적 이념이 훼손될 위험이 있다.
헌법에 의하면 입법권, 즉 법률 제정권은 국회에 속하는 것이고( 헌법 제40조), 법원은 국회가 제정한 법률을 해석, 적용하는 사법권을 부여받고 있으며( 헌법 제101조),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양심에 따라 심판하여야 한다( 헌법 제103조)고 되어 있다. 법관은 심판 대상이 되는 사건에 적용할 법률이 없는 경우에는 유사한 경우에 적용될 다른 법조를 유추하거나 관습법, 조리 등의 법원(법원)을 찾아내어 적절한 법리에 의하여 심판할 의무가 있고, 법률 해석에 있어서도 합리적인 해석에 의해 내용의 모호함이나 모순이 제거되는 것이므로, 재판 과정에서 법원이 부분적이나마 법 창조적 기능을 수행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심판을 함에 있어 적용할 법률 조항의 의미와 내용이 명확하여 해석상 의문의 여지가 없는 경우에 그 내용 중 허점 또는 불합리한 점이 있다는 이유로 명문과 달리 해석함으로써 결국, 법 조항에 일부 내용을 추가·제거 또는 변경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가져 오거나, 적용할 법률이 엄연히 있는데도 다른 법조를 적용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이유로 그 다른 법조를 적용하는 등의 행위는 명백히 입법 작용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헌법이 부여한 사법권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므로 권력분립이라는 최고의 헌법적 지도 원리에 위배되어 허용되지 않는 것이라 할 것이다.
이 사건을 돌이켜 보면, 형사소송절차에 있어 법원에 제출하는 서류는 법원에 도달하여야 제출의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 기본원칙이므로 문서의 제출에 관하여 형사소송법이 정한 각종 법정기간의 준수 여부를 가림에 있어서도 당연히 당해 문서가 법원에 도달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야 하는 것이고, 다만 형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이 예외적으로 재소자인 피고인이 상소장을 제출하는 경우에 대하여 특칙을 두는 한편, 이 특칙 규정을 같은 법 제355조가 상소권회복의 청구와 상소의 취하, 포기의 경우에, 같은 법 제430조가 재심의 청구와 그 취하의 경우에, 같은 법 제490조 제2항이 소송비용 집행면제의 신청과 그 취하 등의 경우에 각 준용하고 있을 뿐이므로, 그 준용 규정이 없는 상소이유서는 원칙에 따라 상소법원에 도달하여야 제출의 효과가 발생하는 것은 명문의 해석상 의문의 여지가 없다.
다수의견은, 형사소송법 제355조가 상소이유서 제출의 경우를 같은 법 제344조 제1항의 특칙 규정 준용 대상에서 빠뜨리고 있다 하더라도 재소자에 대한 편의 제공의 필요성과 형사소송법의 이념에 비추어 상소이유서 제출에 관하여도 마찬가지로 위 특칙 규정이 준용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그러한 사유는 법정기간 준수가 요구되는 다른 경우에도 공통적인 사정인 것이지 상소이유서 제출의 경우에만 특별히 더 요구되는 사유라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소송절차의 명확성이라는 요청에서 볼 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정기간의 준수 여부는 일률적인 기준에 의하여 판단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 점, 상소장 제출기간은 비교적 단기간( 형사소송법 제358조, 제374조, 제405조 등)인 반면 상소이유서 제출기간은 그보다 훨씬 장기이어서( 형사소송법 제361조의3 제1항, 제379조 등) 긴급성 등의 측면에서 재소자에 대한 편의를 도모하여야 할 필요성이 같지 아니한 점, 형사소송법은 같은 법 제344조 제1항의 특칙 규정을 같은 법 제355조, 제430조, 제490조 제2항 등 필요한 곳마다 개별적인 규정을 두어 이를 준용하고 있으면서도 상소이유서 제출에 관하여는 아무 준용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점, 대법원은 1963년 이래 판례를 통해 상고이유서 제출에 관하여는 재소자에 대한 특칙 규정이 준용되지 않음을 거듭 천명하여 왔고 그 간 여러 차례 형사소송법의 개정 작업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에 관한 개정은 거론된 바 없는 점 등을 감안하면, 입법자는 상소이유서 제출의 경우는 상소장 제출의 경우와 중요도, 긴급성 등 여러 측면에서 사정이 동일하지 않음을 전제로 의도적으로 이를 위 특칙 규정의 준용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지 다수의견의 견해처럼 이를 ‘빠뜨린’ 것이 아니라고 볼 근거가 충분하다.
나아가 상소이유서 제출의 경우에도 위 특칙 규정을 준용할 필요가 있고 그것이 형사소송법의 이념에 부합한다 하여, 그런 이유로 위 특칙 규정이 상소이유서 제출의 경우까지 준용되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이는 결국 형사소송법 제355조의 법문에 ‘상소이유서의 제출’이라는 내용을 추가하거나 상소이유서 제출에 관하여 위 특칙 규정을 준용하는 규정을 하나 신설하는 것으로 법률을 개정함에 다름없으니, 이러한 해석은 법률 해석이라기보다는 입법행위에 해당하는 것임이 분명하다. 따라서 가사 현행 법률의 내용에 다수의견이 지적하는 바와 같은 입법 불비 또는 허점이 있다손 치더라도 이를 시정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국회의 몫이지 법원이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없고, 대신 하여서도 아니 되는 것이 우리의 헌법 질서라 할 것이다. 이 사건에 있어 다수의견의 취지에 공감할 바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 하여도, 이 문제는 법률 해석의 원칙 및 권력분립이라는 우리 헌법의 기본 이념과도 연결되는 원칙의 문제로서, 작은 사건 하나에서 원칙의 일각이 무너짐으로써 장차 커다란 혼란의 단초를 제공할 위험을 간과할 수 없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종전 판례를 유지하여, 피고인이 상고이유서 제출기간 내에 교도소장에게 상고이유서를 제출한 것만으로는 적법한 기간 내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형사소송법 제380조에 의해 결정으로 이 사건 상고를 기각함이 올바른 조치라고 보아, 다수의견에 반대하는 바이다.
대법원장 이용훈(재판장) 대법관 강신욱 이규홍 이강국 손지열 박재윤 고현철 김용담(주심) 김영란 양승태 김황식 박시환 김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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